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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생각의 힘] 적극적으로 멍때려야 할 5가지 이유

by 패드로 2016. 4. 6.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 
집중하지 않아야 비로소 일하는 뇌

우리가 아무것도 안 하고 멍하니 있을 때 우리 뇌는 무얼 할까요? 덩달아 멍해질까요?

2001년 미국의 신경과학자 마커스 라이클(Marcus Raichle)은 그동안의 상식을 뒤집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에도 뇌는 바쁘다는 사실을 발견한 겁니다. 
뇌는 우리가 쉴 때 같이 쉬고 우리가 일할 때 같이 일해야 할 것 같은데... 오래된 이 생각을 뒤집는 대발견이었죠.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가 활성화된 뇌 사진입니다.

라이클 교수 연구팀은 양전자단층촬영(PET) 기법과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기법을 활용하여 우리 뇌의 활동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런데 사진을 보니 우리가 아무것도 안 할 때에도 뇌는 열심히 에너지를 쓰고 있었습니다. 열심히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거지요. 게다가 우리가 쉴 때 유난히 활발해지는 영역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 영역의 이름이 바로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 DMN)입니다. 그러니까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란 우리가 멍때리거나 딴생각에 빠져 있을 때, 즉 당장 해야 할 일에 집중하지 않고 있을 때 유난히 활성화되는 뇌 부위를 말합니다.

쉰다고 여겨진 동안 활성화되는 뇌영역은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2001년에 이 용어를 처음 만든 사람은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의 신경과학자 마커스 라이클이다. 
그는 내게 보낸 편지에서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지만, 놀랍게도 그것(디폴트 모드 네트워크)은 스스로 알아서 움직였다’고 적었다. 

-《딴생각의 힘》 1장 
'멍때림과 딴생각이 시간낭비라고?' 중에서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
적극적으로 멍때려야 할 5가지 이유

1 기억을 쌓고 연결하고 재구성한다!

우리는 태어나 죽을 때까지 끊임없이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는데요, '기억'을 갖고 있어야 그 정보들을 편집하고 재구성해 가치 있게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 뇌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중요한 기관 중 하나가 바로 '해마'입니다.  귀 뒤쪽을 만져보세요. 해마는 그쯤에 위치해 있습니다.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가 활성화되면 해마 영역도 함께 활성화됩니다. 
해마가 하는 일 중 하나가 새로운 들어온 정보를 쌓아뒀다가(단기기억이 되겠죠) 우리 뇌에 있는 다른 기억 창고들로 전달하는 일입니다(장기기억이 됩니다). 무언가 기억하고 배우려면 꼭 필요한 과정이죠. 
또 해마는 들어온 정보 중에서 잘 쓰지 않는 정보는 지워버리는 일도 합니다. 그래서 반복학습이 중요한가 봅니다.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가 활성화되지 않는다면 이렇게 중요한 해마 영역도 활발하게 활동하지 못할 겁니다. 

새롭게 받아들인 정보나 지식을 그대로 잊어버리고 싶지 않다면, 그리고 그 정보나 지식을  좀더 가치 있게 만들고 싶다면 우리는 좀더 멍때리고 딴생각에 빠져야 합니다.

뇌 안의 세포연결이 강화됨으로써 기억이 형성되며, 해마가 거기서 지휘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고 기억이 해마에만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니다. 
장기 강화는 기억을 한동안 해마에 붙잡아 둘 수는 있지만, 기억은 결국 다른 뇌영역으로 흩어져버린다. 그리고 그 기억을 되찾아오는 것도 해마다. 

-《딴생각의 힘》 3장 
'딴생각이 닿을 수 있는 끝과 끝은 어디인가?' 중에서

2 자아를 확립하고 조정해간다!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나와 같은 사람인가요? 오늘의 내가 내일의 나와 같은 사람일까요? 어떻게 확신하죠? 바로 기억 덕분입니다. 기억이 곧 '나'인 셈이죠.  

그리고 그 기억이 '나'를 만들죠. 과거의 기억이 쌓여 지금의 나를 만들고, 앞으로 내가 갈 곳과 가지 말아야 할 곳을 결정합니다. 갈 곳의 방향은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경험과 기억이 쌓이면서 조금씩 조정되지요.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는 해마를 활성화시켜 기억을 토대로 해서 자아를 확립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우리의 기억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요, 그중에서 개인의 자전적 기억을 일화기억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아침 식사로 빵을 먹었고, 점심 식사로 김치찌개를 먹었다 같은 기억이지요. 해마와 그 주변 영역이 일화기억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하네요. 

하지만 해마만 이런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가 활성화되면 '전전두엽'이라는 부위도 함께 활성화됩니다. 전전두엽은 무언가를 판단해 선택하고, 감정을 통제하고, 선과 악을 가르는 일을 하는데요, '나'를 만드는 데 있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네요.  
또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가 활성화될 때 '두정엽'이라는 곳도 함께 활성화되는데요, 명상이나 참선이 절정에 이르러 무아지경, 그러니까 '내가 없는 상태'에 도달할 때 두정엽의 활동이 크게 저하된다고 합니다.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가 활성화되지 않는다면 이런 영역들이 활발하게 활동할 시간도 가질 수 없겠죠. 

좀더 나
를 알고 싶고, 좀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면 우리는 좀더 멍때리고 딴생각에 빠져야 합니다.

우리가 기억하는 것들이 기본적으로 개인적인 일들임을 고려하면 그 기억은 우리가 이해하는 '자아self'의 대부분을 구성한다고도 말할 수 있다. 

-《딴생각의 힘》 2장
'기억, 딴생각은 어디에서 오는가?' 중에서

3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린다!

우리 인간은 집단을 이루었기 때문에 번영할 수 있었습니다. 집단을 만드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능력 중 하나가 공감 능력이지요. 하다못해 작은 모임 하나를 만들어도 공감 능력은 정말 중요하잖아요. 
친밀감을 키워 서로서로 결속시키고, 때로는 적절히 벌을 주어 집단에서 엇나가지 않게 하려면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능력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게다가 우리는 결코 혼자 살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곁에 있는 누군가의 말이나 행동에 촉각을 기울이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무언가에 집중하지 않을 때면 끊임없이 '나'에 관해 생각하고, 나와 관련된 '타인'을 떠올리며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조정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공감 능력이 없다면 문화를 만들고 즐길 수도 없다는 점입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는데 무슨 수로 소설과 영화, 드라마 속 등장인물들을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이렇게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보려 할 때 활성화되는 영역과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 영역이 일치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늘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는 상태라면 '나'에 대해서도, '타인'에 대해서도 알아가지 못합니다.

존이 에밀리에게 자기 차가 포르셰라고 말하지만 사실 그의 차는 포드다. 자동차에 대해 문외한인 에밀리는 존의 차가 포르셰라고 믿는다. 그런 다음 에밀리가 직접 차를 보게 되는데, 이때 에밀리는 차의 제조사가 무엇이라고 생각하겠는지 스캐너 안에 들어간 사람에게 질문을 던진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에밀리가 그 차를 포르셰라고 잘못 생각하는 상황을 이해한다. 이렇듯 남의 믿음이 틀렸다는 사실을 이해할 경우에도 뇌의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가 활성화된다.

-《딴생각의 힘》 5장 
'우리는 어떻게 타인과 공감하는가?' 중에서

4 상상력을 발휘해 이야기를 만들고 문화를 만든다!

좀 지루하다 싶으면 무슨 생각을 하시나요? 이 생각 저 생각 하다가 결국은 공상의 세계로 빠지지 않나요? 
멍때리거나 딴생각에 빠질 때 우리는 상상의 나래를 펼칩니다. 과거와 미래를 왔다갔다하면서 나와 타인에 대해 생각하고,멋대로 이야기를 지어내 그 이야기 속을 헤맵니다. 

더욱이 그렇게 만들어진 이야기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기도 합니다. 자신이 경험한 소소한 이야기부터 위대한 소설과 서사시, 영화와 드라마, 그리고 노래까지 우리는 끊임없이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이야기는 인류문명의 핵심입니다. 예로부터 우리는 신화를 만들어 대대손손 전하며 집단의식을 형성하고 문화를 만들었고, 그 속에 역사와 지식을 담았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기쁨과 행복감을 느끼고 분노와 불안, 공포심을 해소해왔습니다. 

지금 이 순간도 '이야기'가 우리를 이끕니다. 옥토끼가 산다는 달나라 이야기가 우리를 달로 보냈고, 지구 밖 정체 모를 미지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가 우리를 우주로 이끌었습니다.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다면 상상력이 발휘될 여지는 줄어들겠죠. 멍때림과 딴생각은 상상의 원동력이고 이야기의 원천입니다.

우리는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다른 사람들을 우리의 정신적 방랑에 초대한다. 영문학자 존 닐스는 인간을 호모 나란스Homo narrans, 즉 ‘이야기하는 인간’이라고 고쳐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딴생각의 힘》 6장 
'이야기는 어떻게 인간다움을 만드는가?' 중에서

5 창의성의 창을 연다!

창의성이란 무엇일까요?
새롭고 남다른 것을 만들어내는 특성입니다. 
그렇다고 세상에 아주 없던 것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고요, 대부분은 예전부터 있어왔던 것들이 완전히 새롭게 연결되면서 만들어지죠. 
애플의 아이폰을 볼까요? 그전에도 컴퓨터, 핸드폰, 인터넷, 터치판넬, 전사상거래 시장은 있었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해낸 것은 이 상품들을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연결한 것이죠.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연결! 어디서 올까요? 
우리 뇌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는 지식과 정보들의 연결에서 옵니다.
쉬지 않고 우리 뇌로 들어오는 정보는  들어왔다가 지워지기도 하고, 어느 구석에 있는듯 없는듯 처박혀 있기도 하고, 뇌리에 깊이 각인되기도 합니다. 
이들을 불러와 참신하게 재구성해 사용하려면 뇌 각 부위의 연결성이 높아야 합니다.   

몇날몇일을 고민해도 안 풀리던 문제가 딴짓할 때 풀리거나 별 상관도 없는 순간에 깨달음을 얻고 무릎을 탁 쳤던 경험, 다 해보셨죠? 이것이 바로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의 힘입니다.

디폴드 네트워크가 활성화되면 우리 뇌가 집중하는 동안에는 바빠서 미처 연결하지 못했던 뇌의 각 부위들이 연결되기 시작합니다. 

창조성을 발휘하려면 끊임없이 집중하는 것은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자주자주 멍때리거나 딴생각에 빠져들면서 뇌의 각 부위가 그동안에 얻은 정보를 서로 연결할 시간을 주어야 합니다.


출처 - 네이버 포스트 플루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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