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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생각일기

구글, 코로나 관련 앱 삭제 논란. 구글이 일을 이런식으로 한다고?

by 패드로 2020. 3. 23.
 

"마스크앱 잘 쓰고 있었는데"..구글, 코로나 관련 앱 삭제 논란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정윤경 기자 = 정부가 공공데이터인 마스크 판매현황 데이터를 민간에 전격 공개한 이후 이 데이터를 이용해 마스크 재고현황을 알리는 다양한 민간 서비스가 개발됐지만, 구글이 애플리케이션(앱) 정책에 따라 이들 마스크 앱 중 일부를 삭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정부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마스크 재고알림 서비스를 제공하

news.v.daum.net

미세미세 등 마스크 알림서비스 중단..앱 삭제 사례도
구글 "정부 배포·지원 아니면 삭제"..정부 데이터공개 방침과 배치

 

구글이 코로나 관련해서 강경 대응을 하고있다.

코로나 관련된 앱 서비스는 매우 일부를 제외하고는 죄다 삭제하는 중이다.

플레이스토어의 앱 정책에 따른 조치라고는 하지만 왜 논란이 되는지에 대해, 문제점이 무엇인지 간략하게 적어보고자 한다.

 

우선 위 기사 일부를 보면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정윤경 기자 = 정부가 공공데이터인 마스크 판매현황 데이터를 민간에 전격 공개한 이후 이 데이터를 이용해 마스크 재고현황을 알리는 다양한 민간 서비스가 개발됐지만, 구글이 애플리케이션(앱) 정책에 따라 이들 마스크 앱 중 일부를 삭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정부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마스크 재고알림 서비스를 제공하던 일부 개발자들은 구글의 '앱 정책'으로 인해 부득이 마스크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 앱 정책으로 인해 코로나 관련된 대다수의 앱들이 중단되고 있음

 

이씨는 "미세미세 앱 외에 별도로 마스크 입고 현황에 대한 '푸시 알림기능' 까지 갖춘 별도 앱을 개발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등록하려 했는데, 이 앱은 등록 심사에서 아예 앱이 삭제됐다"며 "이미 플레이스토어에 등록돼 다운로드 숫자도 높았던 일부 앱도 일방적으로 삭제된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 마켓에 등록되어 있는 앱들 중 일방적으로 삭제되는 사례도 있음

 

모든 마스크 정보 앱이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삭제 대상인 것은 아니다. 현재 한국정보화진흥원(NIA)에 마스크앱을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등록할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한 앱들은 정상적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 일부 NIA 요청 앱만 정상 서비스 중

 

구글은 개발자들에게 "자연재해, 잔혹 행위, 물리적 충돌, 죽음 또는 기타 비극적인 사건을 적절하게 다루지 못하거나 이를 이용해 돈을 벌려는 앱은 허용하지 않는다"면서 상업적 목적으로 개발된 코로나19 관련 앱의 등록을 막고 있다고 알렸다.

  => 정책은 자연재해, 기타 비극적인 사건을 이용해 돈을 벌려는 앱은 허용치 않는다는 내용

 

정책적으로 문제 있는 앱들만(코로나 관련 앱으로 이익 창출) 제거하는 거면 괜찮은 것 아니냐? 로 볼 수도 있겠지만, 실상은 다르다.

아무리 의도가 좋다 한들, 결과나 과정에 있어서 문제가 된다면 그건 충분히 논란의 소지가 될 수 있다.

과정이나 결과에 문제가 있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구글(플레이스토어)는 모든 것을 알지 못한다.

 

위의 내용인 "정책적으로 문제 있는 앱들만" 제지하려면 우선 정책이 명확해야 한다.

우선,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우리 팀이 하는 서비스가 저렇게 삭제 된 앱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생일날 기분좋게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집에서 게임을 하던 와중에 메일을 받았다.

앱 상태는 일시정지됨 이라고 되어있고, 정책 문제로 앱이 일시정지 및 삭제되었습니다. 라고 적혀있다.

"민감한 사건" 정책을 어겼으니 정책을 읽고 수정해야 할 것 같다. 

기사에 "코로나" 관련된 부분이 문제가 되었다고 했으니 "코로나" 관련된 내용을 다 지우면 되겠지?

(우리 서비스는 지난주 금요일에 방역된 체육 시설에 대해 표시해 줄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고, 그 기능에 대한 부분을 앱 업데이트 설명에 추가했다)

민감한 사건을 클릭해서 들어가보면 아래와 같이 나와있는데, 정책은 단 두 줄이고 사례만 3가지가 적혀있다.

 

이 케이스를 가지고 정책을 두가지 종류로 나눠보자면

1. 모든 경우의 수를 다 따져서 정책만으로도 대다수의 사람이 같은 판단을 하게 하는 정책이 있고,

2. 어떤 정책은 아주 큰 방향성만 제시해놓고 한가지 조건을 붙인다.

"~~~(운영진, 관리자)의 판단 하에.. ~~로 보여질 경우 그렇게 정의 할 수 있다"

 

이 정책은 굳이 나누자면 후자에 가깝다고 보여진다.

큰 방향성만 제시해줬으니 사용자가 끊임없이 그 방향성에 대해 고민하고 불안해해야하는 정책인 셈.

 

스타트업을 하거나, 앱 등록/심사 쪽 파트를 맡은 분들이라면 공감을 하겠지만, 가끔 업데이트를 하고 심사를 하는 경우에서 의문이 들 경우가 있다.

어떤 경우에는 "이게 되나?" 싶을 경우에는 그냥 통과가 되고, 어떤 경우에는 예전에 통과가 되었던 부분이 갑자기 문제가 되어 심사가 보류/거절되고, 어떤 경우에는 "이게 왜 문제가 되는거지?" 싶은 것이 문제가 되어 보류/거절 될 때도 있다.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구글플레이스토어 정도 되면 하루에도 내가 상상한 수 이상의 앱이 심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고, 담당 직원들이 모든 것을 케어할 수 없으니 기준을 그때 그때 바꾸거나 필요 이상으로 엄격하게 대응하거나 가끔은 허술한 부분이 생길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구글 답게 AI가 상당 부분을 처리하고, 중요한 부분만 직원이 검수하는 식으로 진행될 수도 있겠지.

문제는 그 허술함/ 때로는 엄격함이 해당 서비스의 운영자들에게는 치명적이라는 점이다.

 

위의 메일 받고 생각했다.

'아 일시정지구나, 관련된 내용을 변경하면 다시 무리없이 서비스 할 수 있겠구나!'

근데 일시정지 및 삭제 가 되었단다. 대시보드에서도 변경할 수 없고 밑의 가이드라인을 보면 어이가 없다.

 

4. Play Console에 로그인하고 새로운 패키지 이름과 앱 이름을 사용하여 정책을 준수하도록 업데이트한 앱을 제출합니다.

 

=> 새로운 패키지 이름과 앱 이름으로 등록하라는 건 그냥 새로운 앱을 마켓에 등록하라는 얘기다.

 

플레이스토어에 앱을 새로 등록한다는건 장터에서 사과가 하나 팔렸다고 새로운 사과를 꺼내놓는 것과는 개념이 다른 얘기다. 소프트웨어라는 특성 상 하나가 팔린다고 다른 물품으로 대체되는 게 아닌, 기존의 소프트웨어가 계속 소비되는 개념이기 때문에 많은 소비가 일어날수록 발생하는 차이점들이 있다.

예를 들면 다운로드 수나 리뷰 수, 그리고 검색어 최적화에 따른 검색어 별 노출 순위 등이 있겠다.

구글에서 급상승 순위나 카테고리별 순위 안에 들면 그 순위를 앱 홍보에 게시해서 더 홍보를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요즘 논란이 되는 음반 사재기처럼 구글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한 유저 사재기도 앱 서비스 바닥에서는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앱의 가치들이 새로운 앱을 등록하면 싹 초기화된다는 점.

 

해당 서비스로 생계를 이어나간다고 하면 이러한 점들이 싹 초기화된다고 했을 때

"아 내가 정책 위반했구나. 다시 처음부터 해야겠네" 라고 순순히 받아들일 수 있을까?

나는 그럴 수 없었다.

당연히 담당자한테 사정 설명하고 아니라고 얘기를 해봐야겠다. 라고 생각하겠지.

 

그 생각 흐름에 맞춘 것일까, 얄밉게도 필요한 조치를 설명해 준 바로 밑에 이런 안내가 있다.

바로 이의 제기를 했지만, 영업일 기준 2일이니, 빠르면 화요일, 늦으면 수요일까지는 신규 다운로드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찾아보니 2년 전에도 이러한 경우가 있었더라.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6095380&memberNo=24985926&vType=VERTICAL

 

사회적 메시지 담은 '애프터 데이즈', 구글 플레이서 삭제된 이유?

[BY 디스이즈게임] 네팔 대지진의 참상을 다룬 겜브릿지의 <애프터 데이즈 EP1: 신두팔촉>(이하 애프터 ...

m.post.naver.com

애프터 데이즈라는 네팔 대지진 이후의 참상을 다룬 게임인데, 비극적 내용을 안좋게 다룬 내용이 아닌, 해당 사건 이후에 대한 진지한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게임이다.

이 앱은 그 당시 화제였던 오사카 "지진"에 "지진"이라는 키워드로 인해 삭제가 된 것으로 추측된다.

다행히 하루에서 이틀 사이에 복구가 되었던 것 같지만, 일련의 과정들을 보며 아쉬운 점이 많이 느껴진다.

 

아쉬운 점들을 나열해보자면,

 

1. AI로 유명한 구글인데..

단순 키워드("지진", "코로나")가 들어간 앱을 싹 다 삭제하는 것은 구글이 생각하는 "스마트"가 적용된 결과일까? 글을 쓰고 있는 와중 형이 와서 상황을 얘기해주니, "아 구글은 이런 상황도 왠지 알고리즘화 시켜서 학습 중일 것 같다" 라는 얘기를 했는데, 일반적인 구글의 인식이 이런 와중에 너무 단순한 적용이 아닌가 싶은 아쉬움이 있다.

 

2. 왜 일시정지 "및 삭제"인가?

사실 스마트스토어는 구글이 제공하는 편리한 서비스이지만, 앱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는 절대적인 "갑"이다. 사실 상 서비스 운영자는 안드로이드 유저에게 앱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플레이스토어를 사용하는 "고객" 입장이지만, 서비스가 하나이다보니 독과점에 따른 갑보다 더 센 "슈퍼 하이퍼 을" 이 바로 구글 스토어이다.

정책이 변경되었다거나 위반된 내용이 있을 때 경고장 하나만 날려줘도 바로 벌벌 떨면서 고칠 운영자들인데 왜 바로 "삭제"를 시켜버리는 것일까. 

"스마트하게 삭제를 시켜버리는것보다 전부 다 삭제시켜버리고 이의 제기한 앱들만 살펴보겠다" 라는 관점이라면.... 좀 실망이다.

 

3. 개발자가 할 수있는건 무엇인가?

위의 애프터 게임즈 링크를 타고 들어가보면 게임사 대표의 한탄이 담긴 인터뷰 내용이 있다.

이 게임 서비스는 다행히 복구가 되었지만, 그 과정에서의 괴로움과 답답함이 글에 잘 드러난다.

해당 내용에 대한 결과만 "통보" 받았을 뿐 해명 사항이나 사과문 조차 없었다. 

앱 서비스 삭제부터 복구까지.. 일반적인 "통보" 형태의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점은 참 아쉬운 점이 많다.

 

좀 더 열린 채널을 갖고 소통할 수 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가 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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